同盟의 자세

한국의 미디어나 정치가들 중에는 한미동맹이 무슨 대단한 동맹인 것처럼 떠드는 이들이 제법 있지만, 과연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일본이야말로 미국의 아시아에 있어서의 파트너로 일미동맹을 무슨 목숨줄처럼 여기는 논자들이 제법 많다. 예전에 고이즈미가 부시를 만나서 골프 카트 운전사 노릇을 하는 꼴을 보고서도 일본의 미디어들의 논조는 안도와 만족이었지 굴욕스럽게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어찌 되었건, 일본에서 살던 시절, 미국과의 사소한 갈등이라도 무슨 천벌을 받을 일인양 호들갑을 떨던 일본 사회의 분위기에 질색을 했었다. 오키나와의 미 공군 시설의 이전 문제 같은 주제를 가지고, 수십년간 피해를 입고 있는 자국민들의 안위보다도 일미동맹에 균열이 갈 것을 더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은 수가 아니었던 분위기를 보면서도 그랬다. 뭐가 저렇게나 무섭고 두려울까 싶었다. 한국에서는 일본을 소위 ‘선진국’으로 보고 경제적으로나, 심지어는 —공식적인 군대를 가지지 않은 나라임에도— 군사적으로도 ‘강국’으로 취급하는데 반해서 정작 일본에서 생활하다보면 일본이라는 나라는 미국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미미한 나라처럼 느껴질때가 많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바로 일본인들 자신들이라는 점이 중요한 사실이다.
대통령의 외교특보가 —외교특보라는 직책이 무슨 대단한 정책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에 가서 한 말들을 가지고 설왕설래다. 내용과 형식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겠지만, 한미동맹에 금이 갈 수 있다는 둥,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면 안된다는 식의 논조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는 걸 보며 일본에서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똑같은 생각이 든다. 뭐가 그리 무섭고 두려울까. 그러면서 스스로 보수를, 우파를 칭하는 것이 부끄럽지는 않을까?

하기는, 그래도 일본의 자칭 우파들은 성조기를 들고 거리로 나서는 모양을 보이지는 않는다.

Advertisements
同盟의 자세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