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6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라면, 그 안에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워낙에 사람 사는 곳이 그러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사회라면 다양한 이념과 생각, 가치들에 대해서 접할 수 있는 기회들이 박탈 당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한국 사회의 기준에서가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좌파’도 존재할 것이고, 그와 완전히 대비되는 입장의 사람들도 물론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폭력적인 사람도, 그런 사람들을 뜯어 말리는 사람들도 말이다. 문제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하느냐가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다 같이 한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고, 살아가야 한다는 대전제를 부정하는 것이다. 정치적인 신념 때문에 박해받지 말아야 하는 것은, 참된 의미에서의 ‘근대’ 사회라면, 인종차별을 받지 말아야 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가치여야 한다. 종교를 믿을 자유와 권리가 있다면, 스스로 가치를 두는 사상을 관철시키고자 합법적으로 노력할 권리와 자유도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 2013년의 한국에서는 상대방의 사상이, 이념이 아니 심지어는 말 몇마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마치 ‘말살’이라도 하려는듯 달려드는 인간들이 존재한다. 나는 내 조국이 이렇게나 야만적이고, 또 이렇게나 겁쟁이들로 가득한 사회인줄 몰랐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살아오면서 요즘처럼 부끄럽고 자존심 상했던 시절은, 고백컨대 지난 5년 동안에도 없었던 것 같다.

Advertisements
11/26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