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잡담을 위하여

블로그를 쓴지 4년이 넘는다. 처음의 계획과 희망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왔지만, 그래도 쌓아 온 것만은 스스로 대견하다. 대견하다면 그도 사실 우스운 말이긴 하지만, 사실 내가 이렇게나 꾸준하게 무언가를 유지해왔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는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블로그를 쓴다는 것이 내게 어떤 의미일까. 어떤 이들에게는 용돈벌이(!)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들에게는 경력 쌓기인지도 모른다. 많은 이들에게는 사소한 취미일지 모른다. 내게는? 글쎄, 모를 일이다. 그나마 취미에 가까울까.

잡담이 많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잡담만으로 나의 블로그를 채우는 것이 민망하다. 누군가의 글처럼 재미나게 읽어지는 글까지는 아니어도 좋다. 그래도, 내 이름을 걸고 읽혀질 글이 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진지하고 심각한 글들만 쓰고 싶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난 전문적인 글쟁이도 아니고, 앞으로도 그리 될 가능성이 많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왕에 쓰기로 작정하고 이렇게 4년 넘게 써온 것, 쓴 가치가 있는 글, 읽은 사람에게는 읽은 가치가 있었던 것을 쓰고 싶다. 그래서 늘 잡담이 송구하다. 스스로에게 더 그러하다.

그러나 잡담이 필요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잡담이 많은 것은 그만큼 잡답거리가 많아서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렇게 가벼운 잡답을 즐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tumblr를 만났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잡담용 블로그를 하나 더 만들고 쓰겠다는 이야기이다. 그간 며칠 갖고 놀아보니 글을 쓰기도, 링크를 모으기도, 사진을 올리기도, WordPress보다는 Tumblr가 훨씬 직관적이고 편하다. 하지만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당장 카테고리도 없고,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tag는 기본적으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더 치명적인 문제는 한글 –일본어도– 검색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래가지고는 한글로 무언가를 써도 그걸 쌓아둔 채 다시 찾기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그래서 잡담용으로는 제격이다. 잡담을 훗날 열심히 찾아볼 일은 별로 없다. 게다가 요즘 다시 열심히(?) 찍는 사진들을 가끔씩 올려 보기에도 더 좋다. 그리고 링크 모음으로 써 오던 미투데이처럼 글자의 수에 제한이 있거나, 쓴 글을 다시 손대지 못하는 사소한 불편함도 없다. 더해서 링크 걸기는 미투데이만큼이나 편하다. 그런대로 만족할만한 Firefox add-on도 있다.

그래서 한번 시작해본다. 잡담용 블로그, 아니 그저 잡담 기록이라고 해두자. 온갖 사소한 잡담들, 기가 차고 어이없는 일들에 대한 짧은 평들, 사진, 링크, 뭐 이런 것들을 모아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계속 써 온 블로그도 그대로 쓴다. 다만, 이제 짤막짤막한 링크, 잡담들은 여기에는 안쓰련다. 미투데이 링크들을 이쪽으로 돌리는 것도 그만한다. 당연히 전보다 적은 수의 글들이 올라올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있다면, 이름을 걸고 보일 수 있는 글, 그리고 조금은 긴 글들을 쓸 생각이다.

오랫동안 내버려두었다가 다시 손을 댄지 이제 한 반년 될까. 방치한 동안, 생각지도 못한 메일을 몇 통 받았었다. 왜 아무 소식이 없느냐는, 있는 줄도 몰랐던 내 블로그의 독자들로부터였다. 잊지 않고 궁금해주신 분들께 고맙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이들이 조용히 내 블로그를 지웠으리라. 그래서 이제는 정말 독자가 있기나 한 것인지, 이렇게 굳이 이야기까지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심히 민망하지만 이렇게 알린다.

사소한, 때로는 매우 극적인 나의 잡담을 궁금해하시는 이가 있다면, 다음의 주소로 찾아보시라. 이 블로그를 앞으로도 읽어주실 이들은, 예전에 언젠가 어디선가도 이야기했지만, Feedburner의 피드 주소(http://feeds.feedburner.com/camino)를 이용해주시라. 그러면 앞으로 피드주소가 바뀌어도 굳이 구독용 주소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편리한 점이 있으니 말이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지만 결국에는 호기심일 것이다, 아마. 뭐, 늘 그래왔지만 말이다.

새로운 잡담 기록: another, camino (구독용 주소: http://another.camino.cc/fe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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