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記事

기사: ‘힐러리 美국무장관으로 다시 떠오르나

여러 번 위의 기사를 읽었다. 그래도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

오바마가 힐러리 열혈 지지자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부채였던 것으로 정계관측통들은 분석했다.

이는 힐러리가 8월말 민주당의 덴버 전당대회에서 오바마에게 막판 지지를 몰아주고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종반 선거유세에 가세, 뒷심을 보태준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부채(심리적인?)가 있었기 때문에 러닝메이트로 힐러리 클린턴을 지명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일까? 그렇다면 국무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그 부채에 적절하게 보상하는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이야기일까?

기사 끝에도 또 불가사의한 말이 나온다.

유리천장에 1억8천만개의 금을 낸 여장부 힐러리. 오바마 시대에 힐러리가 펼쳐나갈 내일에 대해 다시 워싱턴 정가는 주목하고 있다.

뜬금없는 유리천장은 둘째치고, ‘1억8천만’은 무슨 이야기인가. 무언가를 빗댄 말일까?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 후보였다는 점을 빗댄 이야기인가. 미국의 여성인구가 그 정도 되나 하는 생각에 찾아보았더니 3천만 정도의 숫자상의 차이(154,478,382: 올림을 해도 1억6천만)가 있다. 그 정도의 차이라면 미국 여성인구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숫자는 대체 무엇인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서 기사의 소스가 된 것으로 보이는 뉴욕타임즈 기사를 찾아보았다.

뉴욕타임즈 기사: Clinton Is Said to Accept Offer of Secretary of State Position

이 기사 이외에도 힐러리 클린턴의 미국 국무장관직 수락과 관련된 기사가 몇 더 있었지만 정치 기사로서 종합하는 21일자 기사는 이 기사 뿐이었다. 내가 확인한 것은 웹상의 기사이며, 기사는 몇차례에 걸쳐서 업데이트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가 실제로 읽은 뉴욕타임즈의 기사와, 한글 기사가 작성된 시점에서의 뉴욕타임즈 기사는 세부 내용에 있어서나 그 길이에 있어서 다소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기사를 소스로 추측한 것은, 한글 기사 첫머리에서 분명히 ‘뉴욕 타임스(NYT)가 21일 보도했다’고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두 기사가 그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오로지 뉴욕타임즈의 기사만을 보고 요약, 정리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굳이 소스를 밝히면서도 그 원래의 기사와는 다른 내용이라는 점의 의아하게 여겨진다. 또한, ‘부채’라는 표현도, ‘유리천장에 1억8천만개의 금’을 냈다는 표현 역시 영문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쯤에서 같은 기자가 쓴 다른 기사를 찾아 보았다.

기사: “힐러리, 美국무장관직 수락키로”< NYT >(종합)

이 기사는 기사 제목에서부터 아예 뉴욕타임즈를 종합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찾아본 결과 이 기사는 앞서 언급한 뉴욕타임즈 기사 외에 다음의 기사도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즈 기사: Geithner Said to Be Chosen for Treasury Secretary

그런데 두번째 연합뉴스 기사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발견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힐러리의 국무장관 인선 검증과정에서 최대 장애물로 부상한 해외 기부금 수익 등 재산 형성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20만명이 넘는 기부자 목록을 인수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줬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어디에 이런 내용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다시 찾았다. 두개의 뉴욕타임즈 기사들 중 앞의 기사, Clinton Is Said to Accept Offer of Secretary of State Position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Another complication was Mr. Clinton, whose extensive business and philanthropic activities around the world could pose conflicts of interest. Lawyers for both sides spent days combing through his finances and crafting guidelines for his future activities.

People close to the vetting said Mr. Clinton turned over the names of all 208,000 donors to his foundation and library and agreed to every condition requested by Mr. Obama’s transition team, including restrictions on his paid speeches and his role at his international foundation. The lawyers agreed to notify all of the donors that their identities would be revealed to the Obama team, but it was not clear if they would all be made public.

(또 다른 문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광범위한 국제적인 사업과 자선 활동으로 인해 이해가 상충되는 상황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양쪽의 변호사들은 그의 재정상황을 철저히 조사하였고, 앞으로의 그의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의 재단과 도서관에 기부한 208,000명이 넘는 기부자 명단을 제출했으며, 오바마 인수팀에서 요구하는 모든 조건 –강연이나 국제재단에 있어서의 그의 역할에 대한 제한– 에 동의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변호사들은 모든 기부자들에게 그들의 신분이 오바마 인수팀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알리는데는 동의했지만, 그 명단이 (일반에게도) 공개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글쓴이 역)

이 두번째 연합뉴스 기사는,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그 제목에서부터 뉴욕타임즈를 소스로 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따라서 앞서 인용한 ‘최대 장애물로 부상한 해외 기부금 수익 등 재산 형성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20만명이 넘는 기부자 목록을 인수팀에 제출’했다는 표현이 이 부분에서 비롯되었다고 유추하는 것은 그리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나의 번역이 그다지 훌륭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저 영문기사 어느 부분에도 ‘최대 장애물’이나 ‘재산 형성에 대한 의혹’이라는 표현은 없다. 그렇다면 연합뉴스의 기사는 무엇을 근거로 작성된 것일까. 뉴욕타임즈 이외에 기사를 작성하는데 근거가 된 기사나 자료가 있었다면, 그것들도 동시에 표기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소설이나 수필이 아닌 이상, 평균적인 사람이 읽고서 단박에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 군데군데 등장하는 기사도 문제는 문제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사실과 관계없는 기술(記述)을 하는 기사, 그리고 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기사이다. ‘미디어’를 표방한다면, 아무리 사소한 오류라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사실에 대한 고집이야말로 미디어를 미디어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근거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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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記事

2 thoughts on “이해할 수 없는 記事

  1. sunny says: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요즘 글이 자주 올라와서 좋네요.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2. camino의 생각…

    얼마 전에 이런 글을 썼었다. 이제보니 쓸 가치도 없었다. 연합뉴스도 쓰레기에 별반 다름 없구나. 일본 미디어에서는 연합뉴스를 자주 인용하던데, 그도 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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