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놈놈’, 잡설

1.
한국 영화이건, 헐리웃 영화이건 플롯이 없는 영화를 재미있다고, 볼만했다고 느낀 적은 없다. 어설프고, 흉내만 내다 끝난 기분. 거기에 더해서, 무지하게 지루한 영화였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2.
한참을 참다가 시계를 보았다. 영화 끝나기 30분 전. 세시간은 지난 것 같은 기분. 그렇게나 지루했다.

3.
한국식 서부극? 그딴게 왜 필요한 건데?

4.
영화적 설정이었는지, 아니면 그 배우들이 워낙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체 이빨들은 왜 그리도 가지런하고 새하얀 것일까? 만주 벌판을, 먼지를 뒤집어쓰며 달리는 ‘무법자’들이, 양치만은 무지하게 열심히 했나? 하긴 그러고 보니 열심히 양치질 –손가락으로– 하는 장면이 있긴 했다.

5.
난, 영화를 보고 그 감상을 적는 행위가 익숙하지 않다. 내 블로그를 조금이라도 보아 온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영화 이야기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내가 적는 이유는, 그만큼 실망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괴물’을 보고서 아주 짧게 쓴 적은 있었다. ‘괴물’은, 사실 기대가 컸던 영화라 실망이 많았다. 그저 왕도만을 따라가려는 모양새, 조금도 모험을 하지 않고, 그래서 딱 돈벌이 하려고 마음 먹은 영화, 그런 느낌을 난 영화 ‘괴물’에서 받았었다. ‘놈놈놈’은 기대없이 보았고, 그보다 더 실망한다.

6.
한국영화가 위기라고들 한다. 상황을 타개할 작품이 하나 나와야 한다고들 한단다. 난 영화에 관한한 일개 관객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놈놈놈’이 대안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적어도 현란한 ‘쇼’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탁월한 영화는, 결국 탁월한 이야기일 것이다. 이야기하기를 멈추고 그저 눈의 즐거움만을 좇을 때, 영화는 영화가 아닌게 될 것이다.

7.
프랑스 영화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인도 영화도 그렇다. 난, 한국 영화라는 말이 그런 울림을 지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따라가지도 못할, 따라갈 필요도 없는, 그런 허상을 향하지 말고 탁월한 이야기꾼들이, 탁월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그런 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8.
영화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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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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