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1.
외국물 좀 먹었다고 한국은 이래, 한국은 저래 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이들을 난 경멸한다.

2.
그렇기는 하지만, 서울에 돌아와서 한달 가까이, 집 밖을 나서서 짜증없이 돌아오는 경우가 없다. 어느샌가 나 또한 내가 경멸하는 부류가 되어간다. 그것은 나의 책임인가, 아니면 서울의 책임인가.

3.
아마도 둘 다의 책임일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나의 책임이 조금 더 할 것인데, 이는 나의 까칠하다면 까칠한 성격에 기인하는 바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4.
무엇이 그리도 짜증나는가. 왜 차선을 지키지 않는지, 왜 순서를 지키지 않는지, 왜 남의 얼굴 앞에서 기침을 하는지, 왜 종업원들이 근무 시간 중에 휴대전화를 받고 있는지, 왜 손님이 들어서도 아무 인사를 않는지, 왜 손님이 잡고 있는 문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종업원이 드나드는지, 왜 신호를 지키지 않는지, 왜 빨간불인데도 가라고 뒤에서 성화를 부리는지, 왜 인사하고 웃는 데에 그다지도 인색한지, 대체 왜들 그러고 사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그렇다.

5.
납득이 된다면, 적어도 짜증은 나지 않을 것이다.

6.
그러나,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는 납득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왜냐하면 내가 짜증나는 대부분의 것들을 나는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기본이 지켜지는 사회, 이거야말로 기본 아닌가 말이다.

7.
돈만 많은 이들을 우리는 졸부라 부르며 경멸했다. 부디 한국이, 내 조국이 ‘졸부’가 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Advertisements
짜증

2 thoughts on “짜증

  1. 어디 성격이 까칠해서이겠습니까? 누구나 짜증나는 일이지요. 문제는 그러면서 자기도 그러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게 더 문제고요…아직 서울에 계신가요? 이제는 저는 점점 무뎌지고 그냥 눈감고 가자…이렇게 돼 가는것 같습니다. 부디 나 또한 그러지 않기를…하면서 말이지요…남들 눈에 저도 그리 보이리라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만….ㅠㅠ;;

  2. 네, 당분간 서울에 있을 예정입니다. 그래서 더 신경이 날카로와지는 모양입니다.
    무뎌지기는 싫지만 여유로와지려고 합니다. 하나하나에 날세워봤자, 저도 매 한가지가 될테니 말입니다.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