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좋은 글이란, 비단 그 내용만이 좋은 것을 이르지는 않는다. 적어도 나의 감각으로는, 좋은 글은 잘 읽혀야 하며, 그래서 그 내용이 쉽게 전달되어야 하는 글이다. 같은 맥락에서 문장에 장식은 되도록 적을 수록 좋으며, 혹 화려한 문체라 해도 정말 좋은 글, 잘 쓴 글이라면 그 장식이 글의 내용을 거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좋은 글을 쓰기란 참으로 어려우며, 더구나 조금 멋스러우면서도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물론, 문법이나 맞춤법 운운은 좋은 글을 논하기 위한 조건 이전의 문제이다.

좋아하는 블로그가 있다. 그 사상과 생각의 방향에 기본적으로 공감하기에 꾸준히 구독목록에서 지우지 못하는 블로그가 있다. 그런데 성실하고 건강한 글이 보이던 이 곳에서, 점점 장식과 겉멋이 느껴진다. 내용은 그대로인데 글을 읽는 내 기분은 아쉽고 슬프다. 글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의 글이기에 실은 더 그러한데, 글과 말로 밥을 먹는 이들의 글들이 점점 화려해지고 지엽적이 되며 그래서 워낙에 지니고 있던 건강함과 성실함, 믿음직함이 사라지는 것을 몇 차례인가 보아 왔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서 스타일(?)을 논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행위,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그래서 온갖 치장을 입히기 시작한다면, –마치 패션처럼 말이다. 글이, 글을 쓰는 행위가 패션이 되어서야, 혹은 그리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인 것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결국 그 글이 담은 사상과 철학, 아니 이렇게 거창한 것들이 아니라고 해도 그 글에 담겨 있던 건강한 생각들도 더불어 퇴색하거나 소멸할 것은 사실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그렇게, 성실한 ‘글쟁이’ 한 명이 다시금 사라지는 것 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다. 더구나 2008년, 오늘의 한국과 같은 땅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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