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스, 그리고 보이지 않는 視線에 대해서

어제, 엠파스의 실수?라는 글을 썼다. 요는, 검색결과에 나오는 해당 사이트의 언어에 대한 부연 표시가 부정확하다는 것이었다. 예로 든 사이트는 우연히 검색하게 된 프랑스 일간지 사이트였고, 사실 대단히 중요한 일은 아닐지도 모르나 최근에 엠파스 검색을 즐겨 이용하던 나로서는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실은, 이렇게 사람들도 들락거리지 않는 변두리의 블로그에 그런 글을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나름의 회의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즉, 이렇게 투덜거리는 것보다는 엠파스에 직접 피드백을 전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결국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그저 뒤에서 구시렁거리기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오늘, 오히려 내가 엠파스로부터 피드백을 받게 되었다. 뜻하지도 않게 ‘친절한 엠파스‘氏가 그 포스트에 답글을 달아 준 것이다. 그리고 물론 내가 지적한 오류도 시정이 되어 있다.


‘영어’가 ‘불어’로 바뀌어 있다.

이렇게 내가 블로그에 쓴 글이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가시적인 변화의 이유가 된 것은, 블로그를 쓴지 꼬박 2년이 지나지만 처음 겪는 일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블로그에서의 ‘투덜거리기’가 그저 의미없기만 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위안을 느끼면서 동시에 공개적으로 쓰는 글, 하는 말의 무거움을 느끼게 된다. ‘친절한 엠파스’氏가 나의 블로그를 구독하고 있었을리는 만무하고 아마도 ‘엠파스’라는 단어가 검색에 걸리거나 해서 나의 글이 보여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내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와 관련한 당사자 누구라도 내 블로그를 찾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실감한 것은 처음이다.

어쩌면 무의식 속에서나마 나 또한 나의 글이 변화를 초래하기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엠파스의 발빠른 처리는 분명히 나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내가 하는 말, 내가 쓰는 글에 사소하나마 영향력이 생긴다는 사실은, 실은 그다지 반갑기만 한 일은 아니다. 당연하게도 영향력의 뒤에는 책임이 뒤따르기 마련이고, 그 책임은 온전히 개인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임지는 글쓰기’는, 지금의 내가 나의 블로그에서 추구하는 바는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내 인식의 범위 밖의 존재의 나에 대한 시선은, 언제나 그다지 유쾌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친절한 엠파스’氏의 방문은, 반갑지만 꺼림칙한 것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답글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조지 오웰의 『1984년』이었다면, 나는 필요 이상으로 예민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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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스, 그리고 보이지 않는 視線에 대해서

6 thoughts on “엠파스, 그리고 보이지 않는 視線에 대해서

  1. 그러고보니 저도 엠파스 블로그의 어떤 문구에 대해서 좀 개그성의 포스팅을 쓴 적이 있었는데. “이거 너무 잔인하잖아 으흐흣” 이라는 식의 내용이었거든요. 며칠 후에 그 문구가 바뀌어있는 걸 보고 “어라?” 했던 적이 있었네요. 그렇다면 리퍼러에 종종 잡히는 “엠파스 검색 – ‘엠파스'”라는 것은 역시 친절한 엠파스씨의 검색이었던 걸까요.. 나름대로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2. 엠파스가 의외로 이런 쪽에 대한 피드백을 열심히, 그리고 착실히 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실질적인 반응 속도가 좀 느리긴 하지만). 특히 블로거들이 엠파스와 관련한 포스팅을 올리거나 하면 대부분 훑어 보는 듯… (실제로 엠파스 측에서 리플을 다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3. 얼마전에 엠파스 무제한 첨부 메일에 대한 포스팅을 했었는데,
    리플 달고 가시더라구요… 물론, 오타 수정이 된 상태로 페이지가 바뀌구요…
    열심히 추적(?)을 한다는 생각은 듭니다.. ^^;;

  4. camino says:

    퍼프, 마이커피, NoPD/ 엠파스가 워낙 그런 줄 잘 몰랐습니다. 괜한 호들갑이었군요. ^^
    어쨌건, 자신의 서비스에 대한 반응을 유심히 살피는 것 그 자체는 반가운 일이기는 합니다.

  5. camino says:

    mithrandir/ 네. 실은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검색 능력이 탁월하다는 반증인가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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