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장마가 끝났다는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큐슈(九州)는 끝났다고 하더라만- 슬슬 비와 흐린 하늘이 지겨워지던 터라 오랜만의 햇살은 반가웠다. 하지만 ‘햇살’이라는 말이 어울릴 날씨는 분명 아니다. 앞으로 몇주는 이제 저 해를 원망하며 지내게 되겠지.

겨울은 추운 것이 당연하고, 여름은 더운 것이 당연하다. 겨울이 되어도 더이상 추워지지 않고, 여름이 되어도 더이상 더워지지 않는 세상이란 실은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가. 문제는 그런 것들을 두려워하고 걱정할 줄 아는 감수성마저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당장 내 몸이 더운 것을 마냥 감사하고 있을만큼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게다가 날이 개이기 전에는 최고기온이 20도에도 채 미치지 않던 날씨에서 갑자기 수은주가 30도 가까이 달하니, 몸이 놀라고 정신이 피로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인지 그제와 어제, 하루종일 아무 것도 못하고 지났다.

문제는 이렇게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을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얼마 전에도 이야기 한 것처럼 7월 말의 연구과 전체발표 -규모만 크지 그리 대단한 발표는 아니긴 하지만- 를 끝내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편안히 쉴 수는 없다.

하지만 덥다. 아마 오늘이 올 여름들어 가장 더운 날씨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덥다. 30도가 채 안되는 날씨에 덥다를 연발하고 있는 이들을 비웃었던 시절도 있었다만, 지금 내가 딱 그 짝이다.

문득, 이도 나이 탓인가하는 ‘음습한’ 생각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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