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티’와 야스쿠니

‘키티’는 새끼고양이를 모티브로 삼은 캐릭터로써, 문구등 5만여 종류의 관련상품이 세계 약 6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등, 국제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키티가 올해 탄생 3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키티가 30년이나 계속 사랑받고 있는 것은 왜입니까?” 와이드쇼의 리포터의 질문에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은 이렇게 대답했다. “키티에게는 입이 없어요. 그래서, 감정이입을 하기 쉬워서가 아닐까요?”
입이 없는 고양이. 화를 내고 있는 건지, 아니면 기뻐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바로 그래서 사랑받는다? 이거 깨나 무서운 얘기잖아라며 혼자 중얼거리다 보니, 문득 야스쿠니 신사에 생각이 미친다. 어라? 이건 야스쿠니의 영령찬미의 구조와 똑같지 않은가.

“야스쿠니에 올 때마다 자신이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여기 계시는 많은 영령들이 조국, 일본의 명예와 독립을 위해 싸우신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분들께) 정말 고맙습니다.”
“가족을 위해, 조국을 위해, 명예를 위해 죽어간 이들의 혼은, 지금 현재의 일본에도 이어지고 있을 것입니다. (중략) 제 자신에게도 그들과 같은 피가 흐르고 있음을 믿으며 조국에 대해 자부를 가지고 살아가고자 합니다.”
야스쿠니 신사 내의 ‘遊就館’의 홈페이지에는, 저렇게 방문자들의 감상이 게재되어 있다. 영령들이 실제로 어떤 마음으로 죽어갔는지, 그 누구도 알 도리가 없다.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자신들의 교만함을 대체 왜 깨닫지 못하는 것인가.

결국 영령도 키티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입이 없다’는 이유로 제멋대로 감정이입이 되고, 그렇게 꼭 껴안아 자신이 위로받으면 그걸로 된 것이다. 그런 것이라면, ‘피’나 ‘조국’ 따위의 말들은 집어치우고 키티를 수집하는 사람들처럼, “힘이 들 때 옆에 있으면 편안해 진다.”라고 말하면 되는 것이다. 솔직하게 말이다. ‘일본의 명예’라든지 ‘자부’ 같은 말들을 사용하면 자기자신의 허약함이나 초라함을 숨길 수가 있다. 그렇다. 우리들은 그렇게 해서 교묘하게, 지난 대전(大戰)에서 드러난 자신들의 허약함도, ‘가해’의 당사자로써의 책임도 받아들이지 않은채 도망쳐 왔다. 그렇게 세윌은 흘러 내년이 전후 60년이 되는 해이다.

60 년. 과연 우리는 그 세월에 어울리는 성장을 이루었을까. 아니다. 십년 전과 비교해 보아도 우리 사회를 아우르고 있는 공기는 확실히 더 답답해졌다. 그래서 무엇인가에 대해 발언하기도 더 힘들어졌다. 시골의 어머니는 내가 쓴 시평(時評)을 읽을 때마다 걱정스럽게 말한다. “너, 이런 이야기 써도 괜찮은 거니?” 대체 무엇이 ‘괜찮은’ 것인지 그녀도 실은 잘 모른다. 그저, 권력을 비판하는 사람은 ‘괜찮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우리 어머니를 불안하게 하는 무엇인가가, 오늘 우리 시대에 있다는 것일게다.

하지만, 어머니. 나는 지금보다도 더 확실하게, 일인칭으로, 내 생각을 이야기 해 나갈 생각이예요. 국민이라든지 일본인이라는 말들에 휩쓸리기 싫거든요. 나의 ‘나는’이 다른 누군가의 ‘나는’과 합해져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 연결고리야말로 어머니가 느끼는 ‘불안’을 눌러 없애버리는 힘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내년이야말로, 좋은 한 해가 되기를. 조금이라도. 조금씩이라도.

오오후지 리코(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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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週刊 金曜日』, 12월24일호(통권538호) 22쪽의 칼럼 ‘政治時評’을 전문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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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티’와 야스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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