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명의 탈영병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 해병대의 J. 힌츠만씨(26세)가, 소속된 낙하산부대의 제8공수사단에서 탈영하여 캐나다에 망명한 것은, 부대가 이라크에 배치되기 직전이었던 올해 1월이었다.
12년에 걸친 베트남 전쟁중 징집을 피해 캐나다에 입국한 미국인은 5만5천명. 하지만 현재는 캐나다의 이민난민국(IRB)으로부터 ‘만일 고국에 돌아간다면 종교, 또는 정치적 신념을 이유로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은 한 망명할 수가 없다.
그런 이유로 예전에 비해서 망명이 어렵게 되어 있어, 미 국방성이 얼마 전에 발표한 5,500명이라고 하는 작년 3월 이라크전쟁 개전 이후 발생한 탈영병들 중에서 캐나다에 망명한 이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힌츠만씨는, 아내와 두살짜리 아들을 데리고서 지금껏 IRB에 망명의 이유를 역설해 왔다. 만약 미국으로 돌아간다면, 금고 5년의 형이 기다리고 있다.

“이 전쟁은 미국이 위협을 받아 일어난 것도 아니며, 법적으로도 정당하지 않다. 정부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제 테러조직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그 전부가 거짓이었다. 나는, 지금 우리 부대가 하고 있는 일, 즉,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이라크에 배속될뻔 했으나, 거기에 도저히 승복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 전쟁은 범죄행위이며, 이라크에서 미군이 벌이고 있는 짓이야말로 대량살상이기 때문이다.”

같은 해병대원인 D. 흐루셰코씨(24세)는 개전 2개월 전에 출격거점이었던 쿠웨이트로 출발하는 수송선에 탑승을 거부, 캘리포니아의 기지로부터 캐나다에로 도망쳤다. 미국과 캐나다의 국적을 모두 갖고 있었기 때문에 IRB에서의 심사는 필요없었지만, “속아서 이라크까지 가서 죽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다.
“만일 내가 전장에 간다면, 내 자신의 신념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 전쟁은 바른 것이라고 생각지 못하겠다. 그런 곳에서 내가 죽거나, 아니면 다른 이들을 죽이거나 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국방성은 탈영의 형태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무단 외출’ 이후 본국의 부대로부터 행방을 감추거나, 그 중에는 가이드를 고용하여 전장으로부터 육로를 이용해서 시리아로 출국하는 경우도 꽤 있다.
또한 상관에게 직접 ‘군무거부’를 선언하여 처분을 받는 경우도 있다. 미국 서해안의 군항인 샌디애고에서 전장으로 인원을 수송하는 수송함의 하사관인 P. 패러디스씨(23세)는, “내가 전장으로 수송한 3천여명 중에서 백여명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들었던 날의 밤에는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며 승선을 거부했다. 이렇게 탈영병의 대부분은, “싸우는 것이 무섭지는 않다. 양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미 사병이 가장 혐오하는 ‘비겁자’로 취급받기를 거부한다.

이런 현상들은, 애초부터 이라크전쟁이 거짓말의 연속이었던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미군 내부에서부터도 가만히 있지 않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즈 12월7일자에 독점으로 게재된, 바그다드 주재 CIA가 지난 달 본국에 타전한 극비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내세우는 낙관론과는 정반대로, ‘이라크 정세는 악화일로이며, 당분간 변화할 것으로 기대할 수도 없다.’고 한다. 이제 더이상 군사력으로 이라크 국민들의 레지스탕스를 제압하기를 기대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자업자득이라고 할 것이며, 이런 상황이라면 대량의 탈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나루사와 무네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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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週刊金曜日』, 12월17일자(통권 537호)의 13쪽에 실린 기사, ‘탈영병이 5,500명에 달한 미군'(제목의 직역임)을 전문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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