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4년

결국 부시로 기울어지나 봅니다. 남은 주(州)들 중 가장 많은 수의 선거인단이 결정되는 오하이오에서도 개표가 97%정도 진행된 현재 부시가 51% : 48%로 앞서고 있군요.(오후 4시42분, 미국 야후)

캐리가 과연 부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없느냐의 문제를 떠나 부시냐 아니냐가 중요했던 선거. 결국 미국민들은 부시를 선택하고 말았군요. 그네들에게는 아무 죄도 없이 죽어나가는 이라크의 어린아이들, 여성들, 노인네들 등의 민간인들은 물론이고, 역시 매일같이 희생되고 있는 자국의 젊은 청년들의 죽음따위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나 봅니다.

부시로 기울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고서 무관심을 가장하고자 했습니다만, 끝내 개표 화면을 다시 보고야 말았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그리고 안타깝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번역했던 글에서처럼, 미국민들은 정녕 무지(無知)한 것일까요?

저는 어린시절의 몇년을 미국에서 보냈습니다. 미국에서 지냈던 기억들은, 단지 어린시절의 추억이라는 의미 이상으로 제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물론 즐거웠던, 그래서 좋은 추억들이기도 합니다.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가끔씩 살았던 집, 동네, 같이 놀던 친구들, 다녔던 학교 따위를 떠올리곤 합니다. 그렇게, 제 ‘기억과 추억 속의 미국’은, 향수, 혹은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현실의 제 눈과 귀에 들어오는 미국은? 다들 아시는 그대로입니다.

물론 나쁜 것은 부시이지, 미국인들 모두가 나쁜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알고는 있지만, 머리로 생각은 하지만, 마음까지 쉬이 그리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찌되었건 결국 늬들이 선택한 인간이잖아라고 되묻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대체 어떻게 책임지려 하느냐고 묻고 싶어지는군요.

앞으로의 4년, 우리는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겪게 될까요. 지나간 4년보다 조금이나마 나은 4년을 기대했던 이들은, 오늘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답답하고, 안타깝고, 울적합니다.

무엇보다도, 저 태평양 건너의 대통령 선거따위에 온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그리고 그 결과에 비단 우리들만이 아닌 수많은 –그러나 정작 투표권조차 없는– 이들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현실이 무척이나 서글픕니다.

+글을 마치며 다시 보니 254 : 242 로 여전히 부시가 이기고 있으며, 오하이오에서도 역시 부시가 우세입니다. 정녕 이대로 끝나버리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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