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와 상임이사국

최근, 일본의 고이즈미수상의 상임이사국 진입을 위한 유엔연설 등이 뉴스가 되었다. 이에 관한 일본 내의 시각의 하나로써 참고가 될만한 글이라고 보여 번역,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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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의 상임이사국 진입을 위한 행보는 무언가를 위한 포석인가 , 아니면 언제나처럼의 퍼포먼스에 불과한가.
스즈키 켄지

심모원려(深謨遠慮)의 정치가인가, 단순한 퍼포먼스인가. 설마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생각에 빠져버린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수상 말이다.
수상은 유엔의 상임이사국 진입을 목표로 13일부터 외유에 나섰다. 유엔 총회에서는 세계를 향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입의 당위성을 호소할 것이라고 한다. 유엔의 개혁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있지도 않은 마당에, “왜, 또?”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도 적지는 않으리라. 민주당의 오카다대표도 “지금껏 고이즈미수상으로부터 상임이사국 진입에 대한 이야기, 들어본 적도 없었다.” 며 갑작스런 발언을 비꼬았다 .

“고이즈미류의 화제만들기이지, 인기가 떨어지고 있으니 말이야.” 라고 보면 이해하기는 쉽다. 미군 헬기 추락사고로 오키나와 주민들의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고 하는데도, 그것은 무시한채 북방영토 시찰에 나서는 수상이다. 바늘방석에 앉아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기보다는 순시선을 타고서 TV에 비쳐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정치꾼이라고 한다면, “딱 어울리는 짓”일 것이다.
그러나 수상의 일련의 매파적 언동을 생각해보면 이번 외유도 무언가를 위한 포석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보수진영으로부터 보자면, 염원하던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마침내 이루었으며, 국내의 유사체제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해외로부터 요구받고 있었던 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한 조건은, 어쨌든 갖추게 되었다. 이참에 헌법도 고쳐버리려고 한다. 적어도 그런 분위기라도 만들어두자는 의도일 것이다. 그러고보면, 지난 7월말부터 8월에 걸쳐 미국으로부터, “일본이 상임이사국 진입을 목표로 한다면, 헌법 9조를 개정해야할 것.” 이라고 여러차례 지적이 있었다.
죠세프 나이 하버드대학 교수는 저서 ‘국제분쟁’ 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대국(大國)이라고 하는 경찰관” 이라고 묘사했다. 일단 사건이 터지면 무기를 들고 현장에 뛰어가는 것이 상임이사국이라는 것이다. “일본이 과연 그럴 수 있느냐?”는 것이 지금까지의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주문이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입에 대해서 일본에서는 1990년대 초에 매우 활발하게 논의되었다. 당시의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유엔창설 50주년이 되는 1995년을 목표로 유엔개혁을 제창했기 때문이었다. 갈리 사무총장의 유엔개혁 공언에 클린턴 미국대통령(당시) 도 일본의 상임이사국 참여를 지지했다.
하지만 미의회는 일본이 군사행동을 포함한 유엔 평화유지 활동에 참가할 수 있어야만 상임이사국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라고 규정했고, 여타의 상임이사국들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클린턴의 발언 역시 일본으로부터 유엔에 보다 많은 돈 을 끌어내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곧이어 자민당이 정권을 잃고 정국이 유동적이 되면서 일본에서도 상임이사국 진입에의 열의가 꺼져버렸다.
그로부터 10년. 일본의 분위기도 변했다. 정말로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매스컴의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호헌의식(護憲意識)이 현저하게 후퇴한 걸로 나타났다. 이를 빌미로 정부, 재계는 무기수출 3원칙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고, 비핵 3원칙조차도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고이즈미정권의 일본은 ‘보통의 국가’ 는 차치하고, ‘돌출된 국가’ 가 되려 하고 있다.
고이즈미수상은 유엔총회에서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면 핵무기를 보유한 5강대국과는 다른 입장에서 발언해 나갈 것” 이라고 표명할 것이라고 한다. 한편으론 설득력있게 들리기도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은, “참으로 뻔뻔하다” 고 느끼지는 않을까. 고이즈미수상만큼 군사력 일변도의 부시정권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수뇌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부시대통령은 유엔 그 자체가 없는 양 행동해 왔다.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은 명백히 유엔헌장의 이념에 반하는 것이었다. 미국은 유엔의 권위에 상처를 입히고, 기능부전에 떨어뜨렸다. 그런 미국을 방패삼아 고이즈미수상은 유엔에서 대체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그런 일본을 대체 어떤 나라가 진심으로 지지할 것인가.
이쯤에서 다시한번 생각을 돌이켜본다. 역시 고이즈미의 상임이사국진입을 위한 행각은 국내를 향한 퍼포먼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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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주 1) 이 글은 ‘週刊金曜日’ 9월17일자, 통권 524호의 21쪽에 실려있는 ‘스즈키 켄지의 정치시평’ 이라는 칼럼의 전문을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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