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그리울 때

자주라고 하기도, 그렇다고 기끔이라고 하기도 어색할 정도만큼 난 한국을 그리워하며 지낸다. 그냥 문득, 낯익은 거리며 자주 가던 밥집, 지배인 아저씨랑 친해서 갈 때마다 공짜로 케익을 얻어먹던 카페같은 데들이 떠올라 괜시레 쓸쓸한 기분에 젖기도 하지만, 그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한국을, 한국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할 때도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센다이는 제법 북쪽이다. 센다이를 소개했던 글에도 썼듯이 위도상으로는 서울보다도 살짝 위에 있다. 하지만 태평양에 연하고 있기때문에 겨울날씨는 오히려 서울보다 따뜻하다고 한다. (아직 센다이에서 본격적으로 겨울을 나 본 적이 없다.) 그래도 북쪽은 북쪽이라, 어느새 아침 저녁나절로는 선선하게 느낄 정도다. 가끔은 낮에도 창문을 닫아야만 편할 정도의 날씨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슬슬 겨울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런때 난 한국을 그리워한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일본의 일반적인 집들은 기본적으로 난방이 없다. 맨션의 경우 – 여기서 잠시 용어를 설명하고 넘어가자. 일본에서는 우리들의 ‘아파트’를 ‘맨션’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아파트’는 ‘맨션’보다 한단계 낮은 수준의 주거형태로 우리들로 치면 ‘연립주택’ 정도일까. 아니 오히려 보다 못한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최근에 지은 ‘아파트’들 중에는 왠만한 ‘맨션’에 못지않은 수준의 설비를 자랑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 냉,난방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냉,난방기가 천장 등에 내장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나 이 난방기는 뜨거운 공기를 송풍하는 것일 뿐이어서 공기는 건조하게 만들고, 머리는 지끈지끈하게 하는 아주 최악의 난방방법에 불과하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난방기를 상상하면 비슷할 것 같다.

보 통 일본의 에어컨들은 위의 내장형 냉,난방기와 마찬가지로 냉,난방을 겸한다. 하지만 벽에 달린 에어컨으로 겨울을 나려고 하면, 첫째, 건강에 해롭고, 둘째, 제대로 공기가 데워지지 않고, 세째로 엄청난 – 상상 이상일 것이다. – 전기요금을 감당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우리네 온돌이 얼마나 ‘우수한’ 난방방법인지, 일본의 겨울을 한번만 나보면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우 리에게 당연한, 집에서의 사시사철 반팔, 반바지 차림은 이땅에선 선망의 대상일지도 모른다. 센다이로 이사 오면서 집을 구할 때의 일이다. 이런저런 집들을 안내받다가, 최근에 지은 데다가 주변 환경이나 교통도 좋고, 게다가 내부 설비도 괜찮은 꽤 좋은 곳이라는 데를 한군데 소개받았다. 역시나 집세가 비싼 곳이긴 했는데, 고급의 곳이라고 하길래 별 생각없이, “바닥난방도 있냐.”고 물었다. (일본에도 고급 맨션이나 주택들에는 바닥난방이 들어가는 게 요즘의 추세라고 한다.) 그랬더니 그 직원이, 무슨 그런 얼토당토 않은 상상을 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당연히 안 되어있다고 대답해 주었었다.

요며칠 계속 날씨가 흐린데다가 비가 오다말다 했다. 추위도 추위지만 습기에 상쾌하지 못한 기분의 연속이었다. 이럴때 따끈한 온돌바닥에 드러누워, 한숨 푹 잔다면 내일아침 얼마나 상쾌할까.

다시금 한국이 부쩍 그립다.

2004년 10월 01일 00: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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