雑談
늦은 밤, 난데없이 블로그를 연다.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다. 뭔가를 써야겠다는 생각도 없다. 그저, 오랜만일 뿐이다. 한 줄, 그리고 두 줄. 의미없는 잡담을 써 내려간다. 공기는 쌀쌀하고 밤은 깊어가는데, 잠자리에 들지 못한 채 잡담만, 늘어진다. 얼마나 가벼운 인생인가.
블로거 시국 선언문, 2009년 6월 10일
민주주의는, 진심이건 아니건 전 세계의 누구라도 입에 담는 가치이다. 한국은, 세계의 역사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시민의 힘으로 그 절차를 완성한 나라이며, 이 경험은 그날을 기억하는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관계없이, 한국인 모두의 자부심의 중요한 한 축이었다. 경제규모가 거대해져서도, 이제는 더이상 보릿고개 운운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되어서도 아니다. 한국민으로서 세계 어디에서도 얼굴 들고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내 지갑 속의 돈의 액수 때문이 아니라, 내 존재의 근거가 당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우리 한국민의 존재 근거를 전면적으로 부정한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비판의 모든 통로를 압살하고자 획책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이고 물리적인 근거인 국토마저 불도저와 포크레인으로 황폐화시키려 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는 커녕 오히려 공권력을 앞세워 약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으며, 사람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존재해야 할 법을 앞세워 모든 기본적인 권리들과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다른 입장을 천명하는 모든 이들에 대해서 비열하고 저열한 수작으로 괴롭히고, 사상 초유의 전임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사태마저 불러 일으켰다. 이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일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도 가리지 않는 횡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즉각 이 모든 횡포를 중단할 것을 단호히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시민의, 민중의 힘을 끝까지 억압한 정권 세력은, 유사 이래 그 어떤 땅에서도 존재한 바가 없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절실하게 상기할 것을 촉구한다. 이하, 블로거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시국선언문을 빌려온다.
camino / @hs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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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시국 선언문, 2009년 6월 10일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과 인간다운 삶의 보장은 민주주의의 척도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기능하게 하는 조건이기도 하다. 우리 헌법은 이를 명확하게 보장하고 있고 이는 4.19 혁명으로부터 광주민주화운동, 87년 민주화 운동까지 시민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성과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독단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불합리하게 법과 제도를 오남용하여 이러한 민주 사회의 기본과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
특히 언론의 자유, 집회와 시위의 자유, 그리고 대화와 소통을 통한 의견 조율에 있어, 그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첫째, 광고/광고주 협박을 통해 언론 길들이기, 낙하산 인사를 통한 언론 접수를 뻔뻔하도록 태연하게 자행하고 있다. 이는 정치언론을 부활시키고 언론을 통해 국민 길들이기를 시도하려는 명백한 행위이다.
둘째,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다.” 라는 무근거, 무기준을 들어 누리꾼들의 글을 무차별적 삭제/차단하는 등 차별적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이는 반시대적이고 착오적인 처사이며, 심지어는 누리꾼 구속이라는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행위를 자행하여 온라인상의 발언 기회 자체를 박탈하고 있다. 그런 반면,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인사나 연예인의 경우 공소사실이나 사생활까지 무책임하게 드러내는 등 차별적 법 집행을 저지르고 있다.
셋째, “불법 시위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라는 주관적, 정치적 판단으로 경찰을 앞세워 집회 사전 차단, 과잉 폭력 진압을 자행하고 있다. 그 어느 민주국가가 국민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가? 그 어느 민구국가의 경찰이 촛불을 든 선량한 시민을 곤봉으로 내려치는가?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 스스로 민주정부임을 포기하고 있다.
넷째, 정권 초기부터 국민과의 소통을 주장해 왔으나 실상으로는 명박산성으로 대표되는 “듣지 않고 무시하며, 주입/강요하는” 일방적인 자세로 일관해왔다. 정부가 말하면 법이고, 국민이 말하면 몰라서 하는 소리고, 오해인가?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비상식적, 반민주적, 반국민적인 행위로 인해 언론은 정부의 입맛에 맞는 말만 앵무새처럼 지저귀며, 온라인의 누리꾼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를 꺼리고, 자기 검열을 하며, 집회는 고사하고 술자리에서조차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과 정부가 함께 융화하지 못하고 반목할 수 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이렇게 시대를 역행하는 작금의 상황은 4.19 혁명을 시작으로 5.18, 6.10 민주화 항쟁을 통해 수많은 대한민국 시민의 피로 쟁취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무로 되돌리는 것이다. 따라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개인적인 포스팅에 전념하던 일반 시민인 블로거가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의 기본권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우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여야 한다. 누가 우리를 위협하는가?
우리 블로거들은 현 정부의 오만한 발상과 국민에 대한 태도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대한민국 국민의 인간답게 살 권리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현 정부는 다방면으로 시도되고 있는 언론 장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2. 현 정부는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국민의 자유로운 정치적 발언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법적 제재를 최소화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여야 한다.
3. 현 정부는 민주주의를 지탱하고 대의절차의 왜곡을 보완하는 기본권인 집회·결사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여야 한다.
4. 현 정부는 말로만이 아닌, 진심으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대화에 힘써야 하며, 특히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기울여야 한다.
(이 선언문은 트위터에서 비롯된 시국 선언 운동의 결과물인 ‘블로거 시국선언문 초안‘을 바탕으로 임의 편집한 글입니다. 시국 선언 참여자가 공동 작성한 블로거 시국 선언문의 원본은 구글 독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로거 시국 선언문은 정리되어 오프라인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이번 블로거 시국 선언에 참여한 블로거들이 개인적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시국 선언을 하기로 결정하고 이처럼 시국 선언문을 등록합니다.)
恨歎
참 바보같이,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는데 말이다. 물론, 변명거린 있다. 이 무슨 보통일이냔 말이다.
보통일은 아니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의 보통의 인생은 흘러가지 않으면 안된다. 안다. 알면서도 안 가진다. 그 뿐이다.
슬퍼하냐고. 슬프다. 실망과 더불어 지지가 비판으로 바뀌었었지만, 슬프다. 목숨이 하나 사라지는 것, 더군다가 이렇게나 극적인 형태로 사라지는 것을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순간에 비판자로서의 내 입장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인간적인 면모와, 감상적인 일화들이 그가 저지른 과오들을 덮어주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나는 그를 비판한다.
그러나 그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 전혀 다른 종류의 감정이 있다. 그건 그냥 한마디로 분노다. 어처구니없는 분노다.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이 다섯이 죽었었다. 그래도 이 정권의 무리들은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었다. 다만, 꺼진 촛불의 심지가 될 것을 두려워했을 뿐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하나 죽었다.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광장을 폐쇄한다. 법 조문 어디에도 없는 ‘촛불을 든 사람은 통행을 금지’할 뿐이다. 경찰의 버스 덕에 아늑하단다. 원망하지 말랬잖냐, 이제 화합할 때란다.
1년 반, 난 내 안의 상식이 모조리 무너지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대화도 안 통하고, 합리도 없고, 상식은 물론이요, 그나마 ‘실용’조차도 없는 집단에게 나라를 온통 들어 맡긴 어리석은 우리들이니 그 죄값을 치루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해도해도 정말 너무하지 않은가 말이다.
비슷한 절망을 느끼지 않았을까 상상한다. 온갖 이유들과 나로서는 짐작조차 하지 못할 온갖 생각들이 그의 뇌리를 스쳐갔겠지만, 그 중에 합리와 상식, 논리가 통하지 않는 상대에 대한 절망 같은 것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같은 凡夫마저도 이렇게 가슴이 답답한데, 그는 어떠했을까.
기억하자고 한다. 투표하자는 말도 보인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그걸로 충분할까. 3년 반 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늘을 기억할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늘의 이 어처구니 없음을 기억하며 투표를 할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私益과 계급적 한계를 초월할 수 있을까.
그래서 결국 凡夫는, 한탄에 한탄만을 거듭한다. 어느 가까운 미래에, 이미 가늘어질데로 가늘어져버린 서쪽 하늘, 내 나라를 향한 관심의 끈을 놓는 날이 올 것이라는 예감을 하며, 오늘도 이렇게 한탄만 한다.
